10세기 초, 한반도 상황은 몹시 어지러웠습니다. 서남쪽에서는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고, 중북부에서는 궁예가 후고구려를 세워 신라에 대항했기 때문입니다. 후고구려는 왕건에 의해 고려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신라에게는 여전히 골치 아픈 존재였습니다. "국왕이 별거 아니네." 국왕 권력이 약해진 틈을 타 지방 호족들은 독자 세력을 형성하며 자기만의 실질적 왕국을 다스렸습니다. 그런데다 927년에는 견훤이 신라 수도 경주를 점령한 다음, 경애왕을 죽이고 경애왕의 이종 6촌 동생인 김부를 새로운 국왕으로 삼았습니다. 제56대 군주 경순왕이 그렇게 허약한 모습 으로 왕위에 올랐으니 한마디로 신라는 허울뿐인 나라나 다름없었습니다 "이를 어찌하나." 경순왕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연일 전쟁으로 인해 땅은 피로 물들..
"공격하라!" 서기 551년 봄, 백제 성왕은 신라 및 가야 군대와 더불어 고구려가 지키는 한강 유역을 공격했습니다. 그 무렵 고구려는 밖으로는 북쪽 돌궐로부터 위협받고, 안으로는 귀족들끼리 권력 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때 남쪽 연합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자 고구려는 힘없이 땅을 뺏겼습니다. 신라는 한강 상류 지역을, 백제는 한강 하류 지역을 각각 차지했습니다. "드디어 한강을 되찾았노라!" 백제 성왕은 한강을 굽어보며 무척이나 감격해했습니다. 신라에게 상류지역 열 개 군을 양보하여 내주었으므로 실질적으로 한강을 전부 차지한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왕은 어찌하여 기뻐했을까요? 그 이유는 백제의 건국과 관련 있습니다. 일찍이 백제는 한강 유역에 터를 잡고 나라를 세웠으니까요. 백제는 물이 풍부하고 넓은..